티스토리 뷰

이번에 포칼의 쉐이프50 (focal shape 50) 스피커를 샀습니다. 그동안 소문은 들었지만, 여러 문제로 인해 써볼 수 없었는데,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사게 되어 기분이 좋습니다.

이번 제품은 예전에 rme ucx를 권해준 지인이 그동안 꾸준히 바람을 많이 넣어준 덕분에 구매를 하게 되었고, 사운드오션이라는 곳에서 할부로 구매 했습니다. 전 프로/아마추어 작곡가도 아닌, 그저 취미로 음악하는 사람일 뿐이며, 제 카드로 직접 구매한 물건임을 알립니다.

일단, 물건은 주문한지 하루만에 도착했고, 포장 상태는 좋았습니다. 박스 안 스티로폼을 제거하면, 패키징 자체는 비닐 포장이 아닌, 부직포 비슷한 봉투로 쌓여 있는데, 왜 비닐 포장을 하지 않은 걸까 약간 의문이 들긴 합니다. 흡습제는 동봉되어 있습니다.

부직포 포장 상단에 10시간 에이징을 권고하는 스티커가 붙어 있으며, 메뉴얼에는 20시간으로 되어 있습니다. (메뉴얼 내 한글 페이지가 존재) 뭐가 맞냐는 별 의미 없는 얘기고, 어느 정도 에이징이 필요하다는 말이 되겠습니다. 메뉴얼에는 큰 볼륨으로 해야할 필요는 없고, 여러 장르의 음원 및 소스 등을 재생시켜 각 부품들이 충분히 가동되도록 하라는 문구도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릴을 벗겨내라는 문구도 있는데, 제가 받은 패키지에서는 이미 그릴이 따로 비닐 포장되어 있었습니다. 트위터에 코팅된 경고문이 끼워져 있긴 했는데, 그냥 살짝 당기면 빠집니다.

그동안 사용해온 모니터 스피커는 한 손으로 세는데, 니어 05ex, 아르테시아 m200, m300이었습니다. 그정도 수준이 갑자기 이런 물건을 사느냐 궁금하실 분도 있는데, 그냥 조건이 맞으면 사는 거지 별 거 없습니다.

가장 먼저 말하고 싶은 것은 꽤나 무겁다는 것입니다. 음향 쪽 농담 중에 '크고 무거우면 신뢰한다'는 말이 있다고 알고 있는데, ... 앞의 세 스피커보다 무겁습니다.

그리고 하단의 스파이크가 볼트, 너트 식으로 되어 있어서, 돌리면 높이 조절이 가능합니다. 80cm 거리로 귀를 직접 향하게 하라고 하므로 환경에 맞게 적당히 조절해주세요.

xlr 커넥션만 지원하는데, 제가 썼던 다른 스피커들과 달리, '똑딱이' 구조가 아니고 그냥 대충 끼워 넣는 방식이라 이건 좀 불안한 느낌이 듭니다.

이큐를 조절하는 노브들이 몇 개 있는데, 디폴트 지점에 틱이 걸리지 않는, 보통의 노브인 것이 좀 아쉬웠습니다. 그냥 적당히 0값, 혹은 디폴트라고 생각되는 지점으로 맞췄습니다. 어설픈 튜닝은 하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저 같은 방구석 음악인들은, 그냥 소형 룸에 최적화된 물건이니 최대한 디폴트로 두고 쓰시는 게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전원을 넣고 가장 먼저 기뻤던 것은, 기본적으로 아무 노이즈도 들리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05ex의 경우, 15년 전 물건이니 어땠는지 기억이 나지 않으며, m200은 화이트 노이즈 비슷한 것이 약간, m300은 그것이 좀 강하게 들리는 편이었습니다.

요새 자주 듣는 음원 중 하나인 infected mushroom의 최근 곡을 몇 곡 들어봤습니다.

우선은, 기존에 듣던 음량으로 들으려면, m300을 썼을 때보다 볼륨을 올려야 했습니다. m300은 ucx에서 -50을 기준으로 썼는데, 이건 -44정도로 둬야 비슷한 음량이 되었습니다. 다이나믹이 그만큼 넓다는 뜻이 되겠지만, 오디오카드가 출력을 받쳐주지 못하면 쓰기 좀 어려워지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운드 성향은 m300이 가장 최근에 쓰던 스피커이기 때문에, 이에 비교해서 말하도록 하겠습니다.

  • 스피커와 청취자 간 거리나 삼각형 모양을 정확히 재지 않고 그냥 기존에 m300을 뒀던 위치에 대충 놓고 들어봤는데, 두 스피커의 볼륨 차이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며, 센터 이미지가 매우 정확했습니다. 물론, 패닝 정보도 상당히 뚜렷하게 들립니다.
  • 프리센스가 매우 잘 들립니다. 따라서, 퍼커션 류의 어택이나, 플럭의 어택 등이 매우 잘 들립니다. 다른 말로는, 댐핑(팩터)가 좋다고도 할 수 있겠죠.
  • 센터와 패닝 정보가 명확해서인지 스테레오 이미지도 좋습니다.
  • 그리고, 전체적으로 사운드가 예전 다음 카페와 하두리 캠이 흥할 당시의 뽀샤시 효과를 준 것처럼 샤방샤방 예쁜 사운드로 들립니다. 막 컬러링 되고 그런 게 아니고, 말 그대로 들리는 게 그냥 예쁘게 들립니다. 이건 모니터링 스피커의 정의 상, 호불호가 좀 갈릴 것 같습니다.
  • 소형 룸에서 쓰라고 자신있게 말하는 것과 같이, 꽤나 플랫한 성격을 보여줍니다. 전 플랫한 사운드를 좋아해서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 이것도 좀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는데, 성향이 좀 디지털 친화적이고, 미래지향적입니다. 재즈 급의 리얼 뮤직이나 올드한 음원을 다루는 분들한테는 좀 안 맞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저 같은 경우엔, 방구석에서 이디엠을 기반으로 하는 변종 음악을 하기 때문에, 룸 특성도 적게 타면서 예쁘게 나오는 이 스피커가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물론, rme ucx에 반담 케이블, 포칼 쉐이프 50 조합이라 나쁘다는 평이 나오는 게 이상하긴 하겠지만, 돈 받아먹고 칭찬만 하는 거 아니냐 하는 생각이라면, 그렇지 않으며, 그저 좋다고 평가할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개인적으로, 자신의 능력과 조건이 되면, 이와 같은 좋은 시스템을 구성하고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기부 문의 및 몇 가지 공지사항

댓글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